한다혜
[The Psychology Times=한다혜 ]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일을 끝내고 밖에서 즐겁게 친구도 만나고 돌아온 당신. 갑자기 이유 모를 공허함에 휩싸인 경험이 있는가? 만약 이런 공허함을 자주 경험한다면 당신은 어쩌면 ‘보이는 모습’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상황에 따른 페르소나, 즉 가면을 이용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자아와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 간에 간극이 큰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렇게 점점 자신 본연의 모습과 멀어지며 우리는 피로감을 느끼지만, 역설적으로 본질적인 자아와 타인에게 보여주는 자아 간 차이가 큰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맡은 일도 잘 해내며, 자기 관리도 잘하는 멋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칭찬은 진짜 나와 보이는 나의 간극을 더 크게 만드는 기제가 되기도 한다.
현대인은 특히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각종 SNS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이 외부로 노출되어 이상적인 자신을 만들어 내는데 더 많은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쏟게 하며 현대인의 ‘번아웃’을 초래한다.
이렇게 진짜 나와 멀어지며 겪는 번아웃을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해결 방안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적어내 보자.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적는 것만으로도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글을 읽으며 자신을 객관적으로도 볼 수 있다. 복잡했던 마음이 단순해지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원인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을 쓰라고 하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라는 정답은 없다.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지금 당장 떠오르는 말들을 종이에 옮겨 적으면 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나를 발견하기 위한 글이다. 그러므로 일단 무엇이든 적어보자.
두 번째 해결 방안은 번아웃에 대처하는 방법, ‘오티움’이다. ‘오티움’은 라틴어로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 활동’이라는 뜻이다. 생산성을 강조하는 현대인들은 휴식에 조차 정신적인 에너지를 쏟는다. 예를 들어, 사실은 필라테스에 별 흥미가 없는데도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하고 난 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매가 마음에 드니까 필라테스를 통해 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과를 의식한 ‘투입’ 성격의 휴식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가장 좋은 휴식은 활동 자체가 휴식이 되는 ‘오티움’이다. 오티움은 쉼과 채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결과를 떠나 활동 그 자체로 삶에 기쁨과 활기를 주는 휴식이다. 타인에게 보이는 나를 만들며 느꼈던 만성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좋은 휴식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오티움인 것이다.
조직에서 자신이 맡은 바를 완벽히 해내었고 사람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하루 끝에 집에 돌아오니 이유 모를 공허함이 밀려온다면 자신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시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면,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로 적어 보다 명확하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가 되는 ‘오티움’을 찾아 자신의 번아웃을 관리해야 한다.
누구나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최고의 모습은 순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자아가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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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문요한. (2020). 오티움 :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 위즈덤하우스
-이혜진. (2023).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 오늘의 기분, 내일의 나를 바꾸는 하루 한 장 심리 치유 글쓰기. 헤리티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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