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연
[The Psychology Times=한서연 ]
출처: pixabay
나는 다가오는 기말을 위해 시험 공부를 할 때 암기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많다. 오전에 볼 과목을 암기하다 오후에 볼 과목으로 넘어가면 자꾸 오전에 공부했던 과목이 떠오르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백지에 정보를 채워넣는 것이 아닌 이미 있던 정보들과 지식들이 새로 넣을 것과 싸우는 기분이었다. 이런 일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더 기억해 줘! 내가 우선이야
두 가지 이상의 정보 혹은 자극이 동시에 제시될 때, 이들 정보가 상호작용하면서 정보 처리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순행 간섭’ 이라고 한다. 뇌는 동시에 여러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정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정보 처리에 영향을 주는데 주의, 집중, 기억, 판단 등의 여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리는 경험할 수 있다.
1959년 단기기억의 유지 시간에 관한 실험에서 페터슨 박사는 단기기억의 망각곡선으로 의식상에서 정보를 암송하지 않으면 정보가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3초 후에는 80%, 9초 후에는 20%, 18초 후에는 대부분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를 페터슨은 기억 흔적이 쇠잔해지기 때문에 회상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험에 대한 고려 점으로 1962년 케펠 박사는 ‘순행 간섭’을 제시했는데 케펠 박사는 우리의 회상률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순행 간섭으로 설명하였다. 뒤로 갈수록 정보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정보 처리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순행 간섭과 반대로 새로운 기억이 이전 기억의 인출을 방해하는 ‘역행 간섭’도 있다. Jenkins & Dallenbach의 실험에서 단어를 외우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단어 회상률을 검사한 사람들과 단어를 외우고 수면 상태에서 회상률을 검사한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수면 상태에서의 회상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면상태에서는 다른 간섭이 없기 때문에 역행 간섭이 발생하지 않은 반면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새로운 자극이나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회상률이 감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암기 말고 다른 부분에서 적용되어 나타나는 순행 간섭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상 속 상호작용, 감정과 기억의 경험
1. 영상과 음성의 상호작용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배경으로 음악이 흘러나올 때, 이 두 정보는 서로 상호작용하여 영상의 감정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경우에는 음악의 분위기가 영상 내용에 맞지 않으면 관객의 경험에 혼란을 줄 수 있다. 2. 영화나 드라마 속 의상과 배경 음악 영화나 드라마에서 특정한 의상과 배경 음악이 함께 사용될 때, 이 두 정보는 서로 결합하여 특정한 감정이나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 더해 의상의 색상과 음악의 조합은 관객의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 3. 광고와 감정적 음악 광고에서 감정적인 음악이 사용될 때,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연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악의 감정적인 요소는 제품 또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감정적인 연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4. 감정과 기억의 상호작용 특정한 감정 상태일 때 특정한 기억이 더 쉽게 떠오를 수 있다. |
이처럼 우리는 일상 속 많은 부분에서 순행 간섭을 경험한다. 단순한 암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벗어나 음악을 듣거나 감정 속에서도 우리의 인지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험을 앞둔 당신 순행 간섭을 경험한 기억이 있지 않은가? 중요한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암기를 반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 기사
출처: 윤용진(1995) 파지검사의 간격에 대한 순행 간섭과 역행 간섭으로 분석한 맥락간섭효과 / 한국스포츠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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