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서
[한국심리학신문=유영서 ]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일정이 있는데도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험 말이다. 심지어 회사, 학교 등의 규칙적인 스케줄이 있음에도 매일 이러한 이유로 늦게 잠에 드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자연스레 능률이 떨어지고, 다음 날 일상생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다. 특별한 목적도 재미도 없다는 걸 느끼면서 이러한 행위를 이어나가게 되는 이유가 뭘까?
이대로 잠들긴 너무 억울해... 보상 심리
늦은 밤에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보상심리’ 때문이다. 바쁜 업무나 학업으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잠드는 것이 아깝다고 느끼곤 한다. 퇴근 후 또는 하교 후에 대단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쉽게 자극을 얻을 수 있는 전자기기를 통해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며 보상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잠에 드는 시간을 계속 미루는 행동, ‘취침시간 지연행동(bedtime procrastination)’과도 이어진다. 스스로 수면 시간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드라마나 웹툰, SNS 등을 보며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온전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길어도 너무 긴 근로시간
다음의 표를 참고하면, OECD 국가별 연간 근로시간에서 대한민국은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OECD 평균 연간 근로시간에 비해 약 379시간 긴 수치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노동 시간이 현저하게 길기 때문에 퇴근 후에 운동, 영화 감상, 산책, 독서 등을 할 만큼 충분한 개인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며 하루를 보상받길 원하는 보상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우리나라의 근무시간이 9to6이 아닌 10to4라면 퇴근 후에도 충분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며 건강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6시에 퇴근하여 7시쯤 집에 오고, 씻고 저녁 식사를 하는 보편적인 우리나라의 직장인 루틴을 거친다면 순식간에 9시가 넘기 때문에 휴대폰을 보며 누워있는 것 말고는 특별한 취미생활을 즐기기 어렵다. 이 또한 6시에 칼퇴하는 직장인 기준이기 때문에, 야근까지 하는 직장인들은 더더욱 개인 시간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1) 연합뉴스
올빼미 생활이 위험한 이유
이렇듯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보느라 수면 시간이 부족해진다면 인간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게 된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고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한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인간의 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이러한 단기적인 부작용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인간에게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심혈관 질환, 대사 기능 악화, 스트레스 해소 등에 있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올빼미 생활에서 벗어나는 방법
매일 밤 유튜브나 SNS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새벽 늦게 잠들고 수면 부족 상태로 일상생활을 소화한다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건강은 잃고 나서 뒤늦게 후회하기 전에 미리 조심하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잠들기 전 밤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잠잘 때 전자기기가 바로 옆에 있으면 언제든 열어볼 수 있고, 알림이 울리면 당장 눈을 떠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둘째로 스마트폰 외에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매일 잠들기 전 10분 동안 독서를 한다거나, 일기를 쓰거나 한 문장씩 필사를 하는 등의 취미 말이다. 나이트 루틴으로 스마트폰을 대신할 것을 찾는다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하루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더라도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그 시간이 쌓여 새로운 나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한 수면 습관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보이더라도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출처
1) 반종빈, OECD 국가별 연간 근로시간, 연합뉴스,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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